로마의 가톨릭 성지

<쇠사슬 성당>

‘빈콜리’는 이태리 말로 ‘묶는다’는 뜻으로 베드로 성인을 묶었던 두 개의 쇠사슬을 의미한다.

베드로 성인은 예루살렘과 로마의 감옥에 감금되었었는데,

그때 베드로 성인을 묶었던 쇠사슬은 그가 순교한 후에 콘스탄티노플과 로마에 각각 보관되었었다고 한다.

뒤에 교황 레오1세가 로마에 있던 사슬을 보관하기 위해 이 성당을 지었고

그 후 콘스탄티노플에 있던 사슬도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데 두 개의 사슬은 만나는 순간 서로 달라붙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성당의 중앙 제대 아래에는 그 때의 쇠사슬이 지금도 보관되어 있다.

 

쇠사슬의 성베드로 성당에는 그 외에도 미켈란젤로의 3대 걸작 조각품의 하나로 꼽히는 모세상이 있어 이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의 모세상은 미켈란젤로가 작품활동을 할 당시의 교황이었던 줄리오2세의 묘지를 장식하기 위한 연작의 하나로 제작된 것이었으나

도중에 교황의 마음이 변하여 미켈란젤로는 더 이상의 작품을 제작하지 못하고 이것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이 조각상을 완성한 후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작품에 도취되어 “왜 말을 안 해?”라고 소리치며 조각상의 무릎을 망치로 내리쳤다고 한다.

그 말이 과장만은 아닐 것으로 여겨질 만큼 이곳의 모세상은 매우 사실적이며, 금방이라도 일어나 우매한 군중을 꾸짖을 듯, 분노한 얼굴표정이 생생하다.

모세상은 중앙제대를 바라보며 오른쪽 벽면 가운데쯤에 있다.

 

* 무료입장

* 개방시간 : 07:00-19:00(겨울철에는 16:00까지. 일요일에는 11:45까지)

 

 

<카타콤베>

 

산칼리스토 카타콤에 입구.

이 일대 광대한 지역의 땅 속은 온통 개미굴처럼 지하통로로 연결되어있다.

이곳에서 나라별(사용언어별)로 모인 다음 가이드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게 된다.

무덤 내에서는 사진촬영도 안되며 개별행동은 절대 금지다. 길을 잃어버리면 큰일 난다.

 

 

지하공동묘지를 일컫는 카타콤베는 원래 그리스 말로, ‘낮은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로마 근교의 지하 공동묘지로는 성 세바스티아노의 묘가 있는 곳이 일찍이 알려졌었는데,

이곳은 주변 지역보다 낮은 지형을 이루고 있어서 이곳을 가리켜 흔히 ‘카타콤베’라고 했고

그 후 이와 유사한 지하공동묘지들이 발견되면서 카타콤베는 이들 공동묘지를 부르는 일반명사가 되었다고 한다.

 

고대 로마 시절에는 시신을 지하 동굴에 매장하는 풍습이 있었고 로마 근교에는 이런 지하공동묘지가 여러 곳 있다.

긴 중세기간을 거치면서 이들 지하묘지의 존재는 잊혀졌다가 16세기 이후 여러 지하묘지들이 발굴되었다고 한다.

지하로 파 내려간 공동묘지는 대부분 여러 층을 이루며 수많은 묘 자리들을 형성했는데,

여기 매장된 크리스트교인들의 숫자는 6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타콤베가 크리스트교인들의 가장 중요한 순례성지인 것은 이곳이 초기 크리스트교인들의 교회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로마의 법에서는 묘지를 ‘불가침의 성역’으로 인정하고 있었으므로 크리스트교인들은 안전한 지하묘지에서 그들의 종교집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카타콤베의 내부는 반드시 가이드와 함께 들어가야 하는데, 다른 이유보다도 지하묘지의 통로가 매우 복잡해서

무리에서 이탈했다가는 길을 잃고 그 안에서 영영 나오지 못하는 사고도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이드는 무리를 인솔하며 직접 설명해주기도 하고 각국어로 녹음된 녹음기를 들고 다니며 그것을 틀어주기도 한다.

녹음된 설명에는 한국어도 있다.

산 칼리스토 카타콤베와 산 세바스티아노 카타콤베가 제일 유명하다.

 

* 입장요금 : 성인 5유로. 8-15세 청소년과 학생증 소지자 3유로.

* 개방시간 :

– 산칼리스토 카타콤베 : 8:30-5:00(12시부터 2시30분까지는 쉼). 휴일 : 수요일

– 산세바스티아노 카타콤베 : 8:30-5:00(12시부터 2시30분까지는 쉼). 휴일 : 일요일

 

 

<쿠오바디스 성당>

아피아 안티카 가도를 따라 산칼리스토 카타콤베로 가는 길에는 ‘쿠오바디스(어디 가세요)’ 성당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베드로 성인이 네로의 박해를 피해 로마를 빠져나오다가 이곳에서 예수를 만났다고 한다.

베드로가 깜짝 놀라서, 걸어가는 예수의 등에 대고 “주님 어디 가세요?(Dominie, Quo Vadis?)하고 물었더니

예수는 ”십자가에 다시 매달리러 로마로 간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말에 정신을 차린 베드로는 그 길로 다시 로마로 돌아가 포교하다가 순교하였다고 한다.

성당은 베드로가 예수를 만난 자리에 세워졌으며 성당 바닥에는 그 때 예수가 남긴 발자국이 남아있다.

발은 보통 사람의 발보다 상당히 크고 ‘평발’의 모양인데 실제 예수의 발자국인지는 모르겠지만, 베드로가 깨달음을 얻었던 역사적인 장소라는 점에서 순례자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곳이다.

 

아담한 교회 내부.

정면 제대 오른쪽 벽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왼쪽 벽에는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린 베드로 성인의 그림이 있고, 중앙 통로 현관 쪽에 예수님의 발바닥이 있다.

 

예수님의 발바닥.

 

* 무료입장

* 개방시간 : 08:00-18:00

 

<성밖의 성 바오로 대성당(San Paolo fuori le Mura)>

정원에 서있는 바오로 성인상.

성바오로 대성당 부속 수도원의 아름다운 정원

1823년의 대화재 후에 재건된 성바오로 성당

성바오로 성당은 로마에서 성베드로 대성당 다음으로 큰 성당이다.

중앙제대 뒤에 있는 모자이크.

예수의 오른발 밑에는 예수의 발가락을 잡고 있는 교황의 모습이 있다.

 

밀라노 칙령으로 크리스트교를 공인했던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과 함께 바오로 성인의 무덤 위에도 성당을 세울 것을 명했다.

지금과 같은 규모의 성당이 세워진 것은 서기 386년이었지만 1823년 대화재가 일어나 건물 대부분이 불에 타버렸고

지금의 건물은 1854년에 옛 모습을 되살려 지은 것이라고 한다.

성당 정면 중앙에 교황의 제단이 있고 그 뒤에 성서를 들고 강복을 주고 있는 그리스도의 모자이크 작품이 있다.

모자이크를 자세히 보면 예수의 오른발 아래쪽에 예수의 발가락을 잡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는 대화재 후 성당의 수리를 지시했던 교황으로 이 모자이크를 수리할 때 자신의 모습을 그렇게 집어 넣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건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회랑이 있는 성당 정면의 정원이다.

분수가 있고 사도 바오로의 조각상이 위풍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는 정원의 회랑 한 가운데에는 금박을 입힌 모자이크가 있다.

그리스도와 열두 제자의 모습이 목자와 양떼의 모습으로 표현된 이 작품은 저녁 해 질 무렵에 바라보면 햇빛에 반사되어 매우 찬란하게 빛난다.

 

* 입장료 없음

* 개방시간 : 07:00-18:00

 

 

<성 계단 성당(Scala Santa)>

 

성계단성당은 예수가 ‘본시오 빌라도’의 법정으로 들어갈 때 밟았던 계단이 보관돼 있는 성당이다.

계단은 크리스트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가 예루살렘의 총독부 건물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계단은 현관을 들어가면 위층 소성당으로 올라가는 곳에 놓여있는데, 돌계단을 보호하기 위해 계단 위에는 나무계단을 덧씌워 놓았다.

그렇지만 나무계단 역시 오랜 세월동안 이곳을 지나간 순례자들의 무릎에 닳아 움푹 파여 있다.

순례자들은 무릎으로 이 계단을 올라가며 기도를 한다.

 

성당 측면에 있는 황금 모자이크.

 

성계단성당은 로마 주교좌인 성요한 성당의 부속 성당이다.

왼편에 있는 것이 성요한대성당.

 

* 입장료 없음

* 개방시간

– 여름철 : 07:00-12:00, 15:00-19:00

– 겨울철 : 15: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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