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에게 익숙치 않은 것이 로타리 운전이다.
유럽의 교차로는 신호등보다 로타리(유럽식 영어로는 Round about)로 되어있는 데가 더 많고
여기에는 반드시 지켜야하는 교통규칙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모르면 안된다.
로타리에서의 절대적인 우선순위는 “먼저 들어선 차”에게 있다.
만약 정면에서 나와 거의 똑같은 타이밍에 로타리로 진입하는 차가 있다면
그 때는 서로 똑같이 진입해서 각자 제 갈 길을 가면 된다.
그러나 이미 로타리로 진입해서 내 쪽으로 진행해오는 차가 보일 때는 ‘절대로’ 들어가면 안된다.
9시 방향쯤에서 차가 오고 있다면 100% 멈춰서 기다려야 하고,
11시 방향쯤에서 로타리를 돌아오는 차가 보일 때도 멈춰서 기다리는 게 맞다.
만약 그 차 뒤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차들이 온다면? 당연히 기다려야한다. 그 행렬이 다 끝날 때까지.
그렇지만 염려할 건 없다. 그래봐야 몇 초다.
차 두 대 세 대가 연속해서 지나간다 해도 몇 초에 불과하고, 그 다음엔 내 차례가 온다.
만약 몇 분씩 기다려야할 정도로 차들의 왕래가 많은 교차로라면
거기엔 신호등이 있게 마련이므로 신호등 없이 로타리로 되어있는 한적한 길에서 조바심 낼 건 없다.
만약 로타리에 진입하다가 달려오던 차에 받힌다면 전적으로 받힌 차(끼어든 차)의 잘못이다.
그래서 유럽 사람들은 로타리로 진입한 다음에는 ‘내가 알게 뭐냐’는 식으로 마구 달린다.
“일단 머리부터 집어넣고?” 유럽에선 큰일 날 소리다.
로타리 예시
사진과 같은 로타리 상황이 있다.
현재 나의 위치는 1번이며 나는 오른쪽 길로 우회전 해 갈 예정이다.
이런 상황일 때 내가 해야 할 행동은?
1.지금 재빨리 우회전 해서 간다.
2.왼쪽, 가까이에 있는 차가 주차장으로 들어오거나 내 앞을 지나가면 그 뒤를 따라 간다.
3.2번 차가 지나간 다음에 로타리로 들어간다.
4.3번 차가 지나간 다음에 로타리로 들어간다.
답은 4번이다.
이유 :
– 내 왼쪽에 있는 차가 주차장으로 들어오든지 내 앞을 지나갈 때까지 나는 움직일 수 없다.
– 왼쪽 차가 행동을 완료하는 사이 정면에 있는 네 대의 차가 차례 차례 로타리로 들어올 것이다.
– 그 사이 3번 트럭은 로타리 정지선까지 와서 자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2번 차가 행동을 완료하면 3번 트럭이 즉시 로타리로 진입할 것이다.
– 3번 트럭이 내 앞을 지나간 뒤에야 나는 로타리로 들어갈 차례가 된다.
사정이 이렇다면 로타리에서 하염없이 기다려야할 것같다.
그렇지만 복잡해 보이는 이런 상황에서도 내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는 길어야 몇 초, 1분을 넘지 않는다.
이렇게 서로 서로 순서 지키기만 잘 한다면 어지간한 교차로에서도 신호등이 필요 없고
전체적인 소통도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그래서 유럽에는 신호등 없는 로타리가 무척 많다.
교차로의 우선순위
교차하는 모든 도로에는 반드시 우선순위가 있고
교차로의 길 모퉁이에는 우선순위에 대한 표지판이 있다.
표지판의 모양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칙은 “큰 길을 달리는 차 우선”이다.
애매하거나 착각하기 쉬운 곳에는 ‘양보’ 표지판도 서 있으므로 그대로 따르면 된다.
“일단 머리부터 집어넣기”식 운전은 사고의 위험이 크다.
우선순위에서 앞서는, 큰 길을 달리는 차들은 작은 골목에서 나오는 차들을 신경 쓰지 않고 마구 달리기 때문이다.
우선순위 예시
사진과 같은 교차로에서 나는 1번의 위치에 있다. 여기서 우회전 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순위는 어느 차에 있을까?
트럭이 달리는 길이 조금 더 커 보인다.
그리고 내 앞에는 정지선이 있고 트럭이 달리는 길에는 정지선이 없다. 따라서 트럭이 우선이다.
어느 시점에 끼어들 수 있을지 정확하게 씌어있는 규정은 없다.
그렇지만 내가 우회전함으로써 2번 트럭이 속도를 늦춘다거나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건 내 잘못이다. 사진과 같은 정도의 거리라면 당연히 끼어들면 안된다.
그리고 3번 위치에 서 있는 안내판은 아마도 ‘양보’ 표시 일것이다.
반면 큰 길을 달려가면서 작은 골목에서 나오려는 차를 본다해도 멈칫 거릴 필요 없다.
그 차는 결코 내 앞으로 튀어나오지 않을 것이므로 골목에 서 있는 차를 신경 쓸 필요는 없다.